“’나쁜 버릇이 하나도 없어요. 노래를 오래하다 보면 스스로 편하게 노래하는 법을 찾고 자꾸 그렇게 부르면서 키를 내리면서 타협을 하고 뭐 이렇게 되는데…다른 참가자들도 좀 배웠으면 좋겠어요.” (가수 장윤정, 2020년 12월 TV조선 ‘미스트롯 시즌2’ 1회)
한 참가자가 노래를 부른 뒤 평가를 하던 장윤정이 입을 연다. “마지막에 확 질러줘야 되는 노래여서, 그리고 딴딴히 그 뱃심을 갖고 부르지 못하면 뒤에 가서 힘 딸려서 그 소리 못 내고 그냥 노래에 지는 노래인데….” 그러면서 자신과 타협하지 않은 참가자를 상찬한다.
노래는 어쩌면 한 사례일 뿐이다.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든 자신과의 싸움을 멈추게 되면 편하고 쉽게 일하려고 하는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편하기 위해서 자신의 한계를 설정해두고 그 한계에 맞춰 키를 내리기도 하고, 정확히 발음을 해야 할 대목에서 대충 뭉개고 넘어가기도 한다. 그런 타협이 거듭되면 버릇으로 굳어져서 고치기 힘들게 된다.
일단 나쁜 버릇이 생기고 나면 손 쓸 방법이 없다. “버릇을 고치라”는 지적을 받아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불필요한 간섭이라고 여기고 겉으로만 “알았다”고 한다. 무슨 뜻인지 알아도 타협한 걸 인정하지 싫어서 자꾸 마음 밖으로 뱉어낸다. 그렇게 스스로 정해둔 울타리 속에서 편안하게 쪼그라든다. 조금씩 조금씩…. 펭수는 말했다. “헤엄치는 게 지겨우면 물에 빠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