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適切하다. 어떠한 일이나 행동 따위를 하기에 알맞지 아니하다.
부적절하다는 말의 의미를 알려면 ‘알맞다’는 게 무슨 뜻인지를 보아야 한다. 알맞다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기준, 조건, 정도 따위에 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한 데가 있다’는 것인데 다시 말해 어딘가 넘치거나 모자란다는 뜻이다. 부적절하다는 말은 문제의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내지는 않으면서 뭉뚱그려 이르는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사용상 주의사항]
1.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공격할 때 자주 쓰인다.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하면 딱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논리적으로 지적하지 않고도 비판 내지 공격할 수 있다. “당신 그러는 건 부적절해”라고 한다면 그러지 않는 게 좋다는 의미다.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이 자동적으로 연상된다. 또한, 상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상대가 무안해하거나 민망해할까 봐 적당히 눙칠 때 쓰기도 한다.
2.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음을 대충 사과하고 넘어갈 필요성이 있을 때 사용된다. 자신의 잘못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음으로써 도망칠 수 있는 구석을 만들 수 있다. 완전한 사과라고 보긴 어렵다. 이런 식의 사과 표현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관계에 대해 ‘부적절한 관계’(inappropriate relation)란 말을 쓰면서였다.
3. 아무리 쓰기 편한 말이라고 해도 최대한 적절하게 구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언론이 ‘부적절’이란 표현을 부적절하게 남발하고 있다.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대표적이다. 상대방이 원치 않는 신체접촉은 부적절한 게 아니라 범죄다.